“열정으로 버틴 어스틴의 여름, 그 때 만난 뜨거운 삶들의 굴절”

어스틴의 대표적인 한인 사진작가인 로다 추(Loda Choo)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달 27일(토) 오후 4시부터 Gusto Studios에서 열린 추 작가의 사진전은 달라스 한인회 임원 및 지역 한인 예술 애호가, 여러 동료와 선후배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 작가의 ‘Photo Art’ 작품들과 첼리스트 Bitnalee Pong 연주의 콜라보 형식으로 진행돼 신선한 감동과 즐겁고 행복한 작품 감상의 시간이 됐다.
대학교 때 취미로 카메라를 시작하다가 도미한 후 제대로 사진 공부와 작업에 돌입해 지난 몇년간 다양한 주제로 인물, 건물, 도시, 풍경 등을 렌즈에 잡았던 추 작가는 그간 모은 작품들을 3개의 카테고리로 정리해 이번 전시회에 내놨다.

특히 한인으로 도미해 살면서 미국에서의 자아 발견이 엿보이는 ‘How we see the world’ 범주 작품들은 유리구슬을 통해 본 세상에 대한 각성 및 성찰을 사진 예술로 승화시켰다.
유리로 인한 굴절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다는 자각에서 시작돼 그 왜곡 가운데서도 진실과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게 우리 삶이라는 메시지의 작품들에 참석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기자로도 활동 중인 추 작가가 어스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들은 ‘2018 summer of Austin’의 카테고리로 모아졌다.
어스틴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순간적이면서도 피사체에 대한 관찰력이 고스란히 담긴 생동감있는 사진 작품들은 지난 여름의 어스틴의 역사를 조명해주고 있어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추 작가의 작품성이 심층적으로 담긴 작품은 ‘Between dawn and night’으로 명명됐는데,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다 무심코 마주친 석양 붉은 노을에 비친 구름을 보고 영감을 받아 포착된 의미있는 작품으로 추 작가는 “해는 뜰 때도, 질 때도, 최선을 다해 강한 빛을 내뿜는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뜨고 있는 시기인지, 지고 있는 시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태양처럼 나 역시 최선을 다해 빛을 뿜어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이날 전시회는 젊고 도전적인 작가의 실험성이 엿보이고, 또한 인생을 관조하면서 군상의 진솔한 여러 삶을 렌즈에 담으려는 부지런한 작가정신이 반영된 작품들이 전시돼 방문자들은 격려와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방명록에 “너무 멋진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에 이런 예술가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제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네요. 다음 작품전도 기대할게요”라는 글이 이번 전시회의 무게감을 전달해주고 있었다.

짦은 시간에 준비한 전시회지만 수준높은 내용의 작품들의 전시회를 마련한 추 작가는 방문자들의 성원에 감사를 전하며, “열정 가득한 긴 여름이었지만 어쩌면 그 뜨거움 역시 가을을 기다리는 고집으로 버텼던 여름이었다”고 지난 작품 활동을 회고하면서 “태양이 동에서 떠서 서로 지는 것처럼 당연한 일을 어쩐지 외면하고 지냈던 건 아닌지” 반성하며 “비록 굴절되고 왜곡된 세상조차도 아름답다는 걸 믿고 열심히 사랑하고 품어보려는 새로운 열정으로 카메라 셔터를 더 열심히 누르며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준열 기자>